세상은 점점 빨라지는 중입니다. 스마트폰을 열고 접속하는 SNS 세계에는 갖가지 현란한 이미지와 자극적 사운드가 쉼 없이 재생됩니다. 1분 이내에 사람들을 현혹하는 감각적 콘텐츠들이 난무하죠. 잠깐 사이에 남자를 유혹할 수 있다는 이효리의 ‘10 Minutes’도 길게만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 〈블루부처〉는 잠자코 명상하는 순간에도 머릿속엔 쉴 새 없이 어수선한 생각이 스쳐 지나고 있음을 폭로합니다. 복잡하고 쉴 틈 없이 돌아가는 팽창의 시대. 한편에선 이 무거운 잉여를 비워내고자 합니다. 기실 비워내야 다시 채울 수 있습니다.

님 마음속 심연엔 무엇이 들어앉아 있나요? 저절로 알아지지 않을 겁니다. 비집고 들어가 가만히 들여다봐야 보일 걸요. 님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님에 관해 무얼 알게 하나요? ‘알면 뭐가 달라져?’ 네. 달라집니다. 무엇인가 변화가 일어나기 위한 첫 계단이 바로 알아차림이니까요. ‘<블루부처>의 허밍’의 전자음악 아티스트 아나 록산느와 살라만다부터 메시앙, 리게티, 패르트와 죠스캥 데 프레까지. 여기 이 음악이 님 마음속으로 향해 가는 탐험을 함께해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