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팽 씨샵 녹턴에 깃든 마법

음악, 이제는 똑똑하게 즐기자!

2025. 6. 4.

📌 쇼팽 씨샵 녹턴에 깃든 마법

벌써 6월입니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6월은 잘못이 없다고. 그러게요. 그 어딘가에 잘못이 있다면,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6월을 맞아 버린 제게 있겠죠. 2025년 상반기의 마지막 달이 이제 막 시작되었어요. 이 해를 만나면서 다짐했던 무언가를 다시 꺼내 보기 딱 좋을 시기. 투표하러 집 근처 초등학교에 갔는데, 이런 글귀가 벽에 붙어 있었어요. ‘복도에서 달리지 않기로 다짐해요.’ 어느새 전 달리기 위해 다짐해야만 하는 나이가 되었어요. 그래도 마음에 담아 봅니다. 너무 달리지 말자고. 속도를 줄이고, 숨을 고르고, 느리게 느리게.

83호 C♯'s PICK

교회의 종소리, 누구를 침묵시켰나
쇼팽 씨샵 녹턴에 깃든 마법
노래 운동, 그 시절 대학가의 뜨거운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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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onance, Volume 5, Issue 1

Special Series | Militarized Ecologies: Auralities, Incorporations, Terrain

Alejandra Bronfman

“How much noise can a human being stand?”: Contested Knowledge and the Colonial State in Culebra, Puerto Rico

Emma W. Olson

Medieval Sonic Violence on the Baltic Frontier: Sounds of Crusade in The Chronicle of Henry of Livonia

Special Series | Queer Politics & Positionalities in Sonic Art

Charles Epply

Queer Politics & Positionalities in Sonic Art: A Special Series Reflection & Forecast

📌 교회의 종소리, 누구를 침묵시켰나

Emma W. Olson, Medieval Sonic Violence on the Baltic Frontier: Sounds of Crusade in The Chronicle of Henry of Livonia

우리는 흔히 중세의 전장을 검과 방패, 종교적 신념과 피로 가득한 이미지로 떠올립니다. 하지만 만약 그 한복판에서 들려온 것이 ‘소리’였다면 어떨까요? 설교와 종소리, 노래와 침묵이 누군가를 굴복시키는 진짜 무기였다면요. 『리보니아의 헨리 연대기』에 등장하는 발트 십자군의 이야기 속에서, 독일 성직자들과 군인들은 종교적 권위와 식민 지배를 확립하기 위해 ‘소리의 풍경’을 조직합니다. 설교로 가르치고, 악기로 압도하며, 종을 울려 낯선 공포를 주입하는 이들의 행위는 단순한 전도 활동이 아니라, 의도적이고 정교하게 설계된 ‘음향적 식민화’였습니다. 익숙한 종소리와 선율은 이교도의 노래를 침묵시키고, 기독교적 권위의 울림으로 그 자리를 대체합니다. 이 논문은 ‘소리 폭력’sonic violence이 단지 현대 기술 문명에서 비롯된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을 환기시킵니다. 중세인들 역시 소리를 두려움과 지배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음을 보여줍니다. 낭독, 연주, 침묵마저도 이교도를 향한 공격의 언어로 활용되며 소리를 통해 지배는 철저히 수행되었죠. 이 논문은 중세 기독교 확장과 전쟁의 역사를 다른 감각으로 열어주는 흥미로운 탐구입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 사이에 작동해 온 소리의 권력에 대해, 그 기원을 되묻는 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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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론연구, 42권

허효정

베토벤 당대의 피아노 소나타 비평에 투영된 감상의 고도화

정희원

쇼팽의 <녹턴 C#단조, Op. 27, No. 1>에서 나타나는 E와 E#

배묘정

일본의 신작오페라 ≪아니오히메≫(アニオー姫) 역사적 상상력에 관한 연구

📌 쇼팽 씨샵 녹턴에 깃든 마법

정희원, 쇼팽의 <녹턴 C#단조, Op. 27, No. 1>에서 나타나는 E와 E#

📌 Bruce Liu - Chopin: Nocturne in C sharp minor, Op. 27, No. 1

쇼팽의 녹턴 C♯단조, 너무 아름다운 음악이죠. (이 뉴스레터의 이름이 씨샵레터라서 고른 것은 아닙니다…) 아름다운 음악은 그저 그 아름다움을 듣고 열심히 음미하면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음악 연구의 여러 분야 중에 그 아름다움의 근원을 ‘음악 이론’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분야가 음악 분석이 아닐까 합니다. 이 논문은 쇼팽의 C♯단조 녹턴의 마법도 극적인 전조의 과정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논문을 읽다 보면 이 짤막한 소품이 얼마나 신비로운 반음계들로 가득한지, 쇼팽의 음악이 문득 마법처럼 느껴집니다. 음악 분석이 어떤 음악이 가진 그만의 아름다움을 ‘경이로움’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이 논문을 한 번 읽어보세요. 아마도 이 논문을 읽으시면서 쇼팽의 잘 알려진 녹턴이 그저 ‘밤의 노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경이로운 조성 구조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게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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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34권

신현준

가(歌)·요(謠)·곡(曲)의 해부학: 새벽의 ‘노래운동’과 투쟁가, 서정곡, 서사요 1977-1993

이경주, 박재록

K-POP에서 활용되는 샘플링 기법 분석: 한국 4대 기획사 출신 아이돌 음악을 중심으로

정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리믹스 기법 분석: 통일성과 다양성의 조화

채석진

성장과 빈곤: 국내 K-pop 연구 20년 동향

📌 노래 운동, 그 시절 대학가의 뜨거운 물결

신현준, 가(歌)·요(謠)·곡(曲)의 해부학: 새벽의 ‘노래운동’과 투쟁가, 서정곡, 서사요 1977-1993

‘노래 운동’은 1980년대 대학가에서 일어난 뜨거운 움직임입니다. 이 운동은 당시 대학생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정권에 저항하고, 노래를 주변에 퍼뜨리면서 한국 사회에 참여하고자 한 거대한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시위 현장이든 동아리 방이든, 저항 음악이든 서정 가요든, 그 시절 대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때, 소리 높여 노래했던 유의미한 실천일 것입니다. 이 논문은 어떻게 노래 운동 속에서 새로운 노래 문화를 위한 실천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봅니다. 다음 두 가지를 주목하면서요. 하나는 노래 운동이 상업적 목적 아래 대량 생산되어 대중 매체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이른바 ‘대중가요’를 지양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노래 운동이 민속 문화의 요소를 적극 활용하는 1970년대 대학가의 문화 운동, 그 유산을 일정 부분 계승하는 쪽으로 수행되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노래의 다른 이름들인 ‘가(歌)’, ‘요(謠)’, ‘곡(曲)’의 용례를 주목하며, 노래 운동이 1) ‘대중가요’와 거리가 있는, 행진곡 풍의 ‘투쟁가’와 서정적인 가곡 풍의 ‘서정곡’, 2) 1970년대 문화 운동과 접점이 있는, 구전가요를 포함하는 ‘유희요’ 등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일어났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노래 운동은 1980년대 대학가의 특별한 소리풍경을 빚어낸 뜨거운 물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