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 시즌입니다. 방학이에요, 방학! 전 원래 월요일마다 그림 그리러 다녔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학기엔 일정이 잘 맞지 않아 한 3개월 정도 쉴 수밖에 없었어요. 지난 5월쯤부터 저는 몸도 마음도 뭉그러지고 있음을 자각했는데요. 그림을 그리러 가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진짜 홀가분한 시간이거든요. 복잡하고, 귀찮고, 어려운 생각에서 완벽하게 벗어나는 시간. 어떤 색을 쓸지, 어떤 두께로 그릴지, 붓에 물을 얼마나 먹일지 같은 고민이 얼마나 행복한지 아실랑가요. 방항이에요. 님만의 말갛고 느슨한 여름 맞이하기를, 진정으로 바라요.

한국에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미국에서는 ‘Pride month’로 불립니다. 1970년 6월 미국에서 스톤월 항쟁을 기리는 행진으로 시작된 뒤, 현재는 전 세계 각지의 성소수자들이 6월을 기념하며 거리로 나와 행진을 하는 것이죠. 지난 토요일 서울에서도 퀴어퍼레이드가 진행되었습니다. 을지로부터 명동을 지나 시청까지 성소수자들이 행진하며 내걸었던 슬로건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였습니다. 레이디 가가의 <Born this way>가 말하는 바와 같이 우리는 태어난 대로 아름답기에, 그들은 “결코 나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서울퀴어문화축제) 당신은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다는 것, 그 메시지는 성소수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